- 부동산 시장, 과도한 낙관과 비관은 투자 실패 확률을 높인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느껴집니다. 차기 정부에서 규제를 완화할 것이기에 폭등할 것이라는 주장, 금리 상승기와 함께 장단기 국채 스프래드 역전 사태가 발발하여 폭락할 것이라는 주장 모두 골고루 보입니다.
각각의 주장을 들어보면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성은 높지 않아 보이는 주장입니다.
여러분이 유튜브에서 시황 중계를 할 것이라면 이러한 사건은 유용할 겁니다. 또한 이 사건을 말초적으로 자극해서 유명세를 늘려 나가려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소재겠죠. 하지만 투자 성과를 높이는 데에는 이 사건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 말아야 한다”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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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차기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부터 살펴봅시다. 이로 인해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주장은 정치 이념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입니다만, 정치적 사실만 확인해 보더라도 의미 없는 주장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계열 집권 기간 동안 주택 가격은 대체로 약세였습니다. 집값을 정치적 이념에 엮는 첫 단추부터 틀렸단 겁니다. 미국에서도 공화당이 집권하면 기업이 살기 좋고, 민주당이 집권하면 기업이 다 죽는다는 ‘미신’이 있는데, 켄 피셔가 데이터를 통해 전혀 무관하다고 결론을 내어버렸죠. (하지만 이런 미신은 2022년 미국에서도 여전히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투자를 잘 하지 못하고, 투자를 잘 못하는 사람은 미신을 맹신합니다.)
집값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힘 계열이 집권하면 집값이 오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부동산 투자를 제대로 해 보지 않은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부동산 투자를 해 보신 분은 이 말을 뼈저리게 느끼실 겁니다. ‘이념적’으로는 집값이 오를 것 같은 정책의 대부분은 ‘시장의 원리’ 상 집값을 하향 안정화 시키는 정책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 구조를 이용한 건지 얻어 걸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당시 반등하던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완연한 하향세로 쐐기를 박았습니다. 제아무리 서울이라도 공급 앞에 장사 없습니다.
시장을 존중하는 정부는 ‘이념적’으로는 투기꾼이 살판 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장하지만, 사실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정확히 180도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죠. 이런 상황인데도 윤석열 정부에서 규제를 풀 것이니 폭등할 거라며 앞뒤 가리지 않고 부동산을 살거라고요? 그러다 정말 큰일 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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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규제 완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 대략 계산해 보았을 때, 2025년 부터는 전국에서 연간 40만호 정도로 재건축 연한 30년에 도달한 아파트가 나옵니다. 사실, 재건축 규제는 문재인 정부 이후 완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반년 쯤 전 페이스북 피드에서 얘기했었죠.). 연간 40만호가 쏟아져 나온다는 건 연간 40만호에 해당하는 표심을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40만호에서 각 호당 2.5명이 거주한다고 하면 100만명입니다. 이 중 25%의 표심만 움직일 수 있어도 25만명입니다. “연간”이요. 어떠한 성향의 정치인이든 이러한 재건축 표심은 이용할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이런 표심을 이용할 것이라는 건 굳이 설명 안해도 아실 거고, 민주당 또한 이 표심을 이용할 생각으로 보입니다. 송영길 의원의 2022년 3월 7일 재건축 규제 완화 논의를 보면, 어느 정당이건 이 표심은 다 이용할 생각이었습니다. 정치인에게는 표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이와 같이 투자에서 정치적 이념은.. 의미 없습니다. 저는 투자로 돈을 버는게 목적이지, 특정 정당 지지하고 비난하는 게 목적은 아닙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정치인들 신경 쓰고 싶지도 않고, 그럴 시간도 없습니다. 여러 차례 말씀 드렸지만 저는 그 어떠한 정당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정당의 이념에 물들면 투자 수익(률)은 급격히 하락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투자 잘 하는 사람들 중 특정 정당의 이념을 추종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보세요. 켄 피셔, 찰리 멍거는 대표적인 정치인 혐오자 입니다. 투자에서 정치적 이념은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 또한 이러한 분들과 마찬가지로 그 어떠한 정치인도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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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다시 재건축 규제 완화로 돌아갑시다. 연간 40만호가 쏟아져 나오는데, 이걸 다 재건축 해제하면.. 호재? 응? 호재라고요? 투자가 그리 쉬울 리가 없잖아요?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면, 그 내에서 또다시 세그먼트가 나눠집니다. 사업성에 따라 세그먼트가 나눠지겠죠. 요즘 보면 용적률 180% 내외 아파트만 골라서 매수하려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용적률 180%는 재건축 규제 기조 하에서는 사업성이 나오는 곳일 수도 있지만, 규제가 풀린 상황에서는 사업성 떨어지는 용적률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남 3구와 같은 상급지에서는 180%의 용적률이 큰 의미가 있지만, 조금만 벗어나더라도 용적률 100% 미만의 공동주택도 적지 않거든요. 규제가 풀리면 입지와 원가 등을 고려해서 종합적인 사업성이 좋은 곳 부터 다시 순위가 매겨지는 겁니다. 규제 푼다고 해서 전부 다 1등이 되는게 아닙니다. 규제 완화로 오히려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도 당연히 나오겠죠. 꽤 많이요.
오히려 재건축 규제가 이렇게 단체로 풀려나가면, 재건축 투자 난이도는 급격히 높아집니다. 어떤 놈이 재건축 될지 예상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이예요. 서울에서 재건축하면 분담금이 얼마인데, 이 상황에서 원주민들 합의를 원활히 이뤄낼 수 있을까요?
게다가 이런 주택이 하나 둘 재건축이 되면, 결국 시장에 신규 주택을 공급하게 됩니다. 심지어 ‘재건축’이라는 허들을 넘고 공급되는 주택은 내재가치 자체가 깡패급입니다. 재건축은 생활 여건이 잘 갖춰진 곳에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거라, 어지간한 택지 조성 신축 아파트보다 살기 좋은 집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공급 중에서도 누구나 살고싶어하는 찐 공급이 나온다는 거죠.
좋은 주택이 공급되기 시작하면 당연히 신축과 구축, 입지적 명암에 따라 가격이 갈라집니다. 그리고 기다리면 좋은 집이 나온다는 컨센서스가 시장에 퍼져나가면서 매수 수요 자체가 줄어들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즉 주택 가격의 안정화죠.
이런데도.. 윤석열 정부가 오면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고요?
시장 중계방송이 직업이거나 정치인이 꿈이라면 의미 있는 발언이겠지만, 내 집 마련과 투자가 목적이라면 걸러 들어야 하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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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금리 인상과 채권 장단기 스프래드 역전을 보시죠.
금리 인상하면 지구 끝까지 인상할 거니 조심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요, 조심하라는 말 누가 못합니까. 그런 애매한 말을. 목적이 유튜버라면 그런 말 해도 되는데,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고 하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금리 인상과 채권 장단기 스프래드 역전 신경 쓰시지 말고 투자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금리 인상/인하의 역사적 흐름부터 봅시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 대개 1~2년 사이에 인상 사이클이 끝납니다. 근래들어 이 사이클은 더 짧아지는 경향도 보이고, 금리의 추이 자체가 하락 패턴입니다. 오르고 내리지만, 방향성은 제로 금리로 향한다는 거죠.
Fed를 비롯, 각국의 중앙은행은 “말”을 통해 금리를 제어하는 데 많은 공을 들입니다. 금리 인상을 할 땐 지구가 멸망할 것 처럼 말해야 약발이 먹힙니다. 그러니 지금은 끊임 없이 인상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제아무리 Fed라도 금리를 조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정치적인 이유'입니다.
만약 Fed가 시장을 생각하지도 않고 금리를 끝까지 올리면, 정권이 교체되겠죠. 국민 전체의 생활을 피폐하게 만드는 정부는 끝날 수 밖에 없습니다. 심플하죠.
그래서 금리 인상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지금은 지구 멸망할 때 까지 금리 올린다는 '말'을 하지만, 그 것을 '행동'에 옮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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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를 인상하는 원인도 살펴 봅시다. Covid-19때 돈을 어마어마하게 풀었죠. USD M1 한번 보세요. 기가 찰 정도로 돈 많이 찍어 냈습니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돈을 찍어내니 온 세상에서 인플레이션이 터져 나옵니다. 금리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죠. 하지만…
미국은 금융 선진국입니다. 다 아는 말인데, 왜 금융 선진국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어떤 점이 금융 선진국일까요? 바로 “장기 국채 거래량”이 넉넉하다는 점이 미국을 금융 선진국으로 부르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미국은 시중에서 10년물 20년물 30년물, 심지어는 40년물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통도 많이 되고요.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대부분의 기업과 가계의 기존 대출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신규 대출에서는 영향을 주겠지만, 기존 대출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예측 가능하고 대응 가능하죠.
미국이 금리를 화끈하게 올리는 건 이런 시스템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 올리는 숫자에 비해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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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나라는 5년물을 초과하는 채권은 거래량이 확연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담보대출 받는 분들은 대체로 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가 되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5년 고정금리입니다. 금리 인상 사이클 패턴은 미국 기준으로 1~2년이고요. 우리나라는 이보다 조금 더 길죠. 5년 고정금리 대출이라 하더라도 금리 인상 사이클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계조차 담보대출은 5년 고정금리가 기본으로 깔려있는데, 기업은 당연히 헤징이 더 잘 되어 있습니다. 이거, 그냥 이렇게 된 게 아닙니다. 2008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우리나라의 가계와 기업의 부채 건전성 향상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꾸준히 추진해 온 정책입니다. 이런 시기에 금리 올릴 수 있도록, 금리 올려도 기업과 가계가 받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08년 서브프라임 이후 국가 차원에서 체질을 개선해 왔거든요.
이와 같이, 우리나라 또한 기준 금리를 올리더라도 기업과 가계가 받는 타격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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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래도 금리 인상은 자금조달 여력을 줄이고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줄인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끝까지 갈 수 없습니다. 만약 “이번에야 말로 금리 인상은 끝까지 갈 것이다.”고 주장한다면, 하워드 막스의 “이번에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경계하라.”는 말을 떠올려 보세요. 저는 금리 인상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가지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렇게 혼조된 심리일 때 좋은 투자 대상을 찾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겁에 질려 싸게 던지는 물건이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면 "금리는 됐고, 그렇다고 해서 투자하면 성과가 나오는 시장이냐?"고 재차 물으실 수 있습니다. 전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부동산과 주식을 찾을 수 있는 시장이라 생각합니다.
부동산은 여전히 수급 문제가 심각하고, 임대차 2법의 부작용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매매 가격을 높일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은 늘 그렇듯 테크 기업 중 좋은 수익률을 보여줄 기업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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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스타가 되려면, 당장 눈 앞에 펼쳐진 시장의 모습을 최대한 자극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정치인이 되려면, 모든 세상을 정치적 이념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투자 수익을 높이려면, 투자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관점으로 시장을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대가들은 목표가 중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여러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는 투자 수익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강병호 페북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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