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rhi yi 페북)

프로그래머들의 연봉은 거품인가?
라는 글들이 최근 부쩍 많아졌는데
주로 대기업 개발직군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저 포도는 어차피 신 포도일 거야"
전통적인 제조기업 개발직군과
요즘 귀하다는 프로그래머들은
사실은 전혀 다른 직업이다

그리고 그 차이가 바로
개발자들의 몸값이 높을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

'도메인에 종속되어 있느냐'

적어도 내가 아는 직업들 중에는
개발자보다 덜 종속적인 직업이
'대체로 없음'

토지에 종속된 농업이나
'생산수단'에 종속된 제조업은
가장 직관적인 종속임

이 경우
피사용자는 대체가 되지만
반대로 사용자를 대체할 순 없음

.

생산성 혁명과 지식 혁명을 거쳐
이러한 제약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지식 노동자'들이 등장했고

이러한 지식 노동자들은
자기 자신의 지식 자본과
회사의 시스템, 물적 자본을 합쳐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데

이 경우 역시나
회사의 시스템과 자본 없이는
지식 노동자 개인으로서
오롯이 존재가치를 발하기는 힘듦

.

개발자는 다름
어렵고 쉽고의 문제는 있지만
어쨌든 홀로 서기가 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서
기술적 차이가 크지 않음

똑같은 마케팅 직종이라도
의류업체와 식품업체 마케팅은
완전 다르고, 이직이 어려움

그러나 개발자는
의류업체건 식품업체건
보통 도메인과 상관 없는 일을 하고
따라서 꼬우면 다른 데 가면 됨

구인구직 시장에서
협상력 자체가 다를 수밖에

.

헌법 전문 변호사가
형사법 전문 펌으로 옮기는 것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페이스북으로
혹은 아마존으로 스타벅스로
개발자가 옮겨가는 것은
개인에게 있어서 의미가
매우 다른 선택이라는 것임

.

동네 병원 전문의가
자기 수련 과목과 관련 없는
피부 미용 주사를 파는 것이

전혀 다른 병원의
페이닥터 연봉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원리로

그냥 시장에서의 협상력이
고연봉의 가장 큰 이유라고 봄

.

위에 적은 것 말고도
개발자 1명이 만드는 부가가치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보통 잘 모르지만
같은 서비스라도 규모에 따라
개발 난이도와 공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4명이 2달만에 만든 카카오톡은
사용자 수가 몇천만으로 늘어나며
3년간 200억 순손실을 내면서도
개발비용과 서버비용이 들어갔다

그 때 그정도 수준의 서비스를
지금 만든다면?
50명도 안 되는 인력으로
아마 1년이면 충분할걸?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만들며
만들어 공개한 도구를 포함해
수많은 오픈소스 도구들 덕분이다

이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한 번
길게 쓸 예정이니 이만 줄인다

phrhi yi 페북)

'자료실 > 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리수가 계급이다 - 오르비 펌  (0) 2022.06.16
장강명) 실력은 디테일에 있다  (0) 2022.06.09
김영준) 앎의 태도  (0) 2022.05.31
오창석, 김민) 배울 것  (0) 2022.05.25
은종현) 천재론  (0) 2022.05.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