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민주당 지지가 왜 이렇게 일방적이고 강고한지 궁금하다는 글을 보고 그 세대 한 사람으로써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생각을 몇자 적자면, DJ 시절에 깔아준 정보통신 인프라로 인터넷 문화를 접하면서 당시 온라인을 통해 쉽게 접한 정치적 서사와 세계관이, 주로 당시 담론시장을 사실장 장악하고 크게 유행하던 전투적 지식인인 강준만, 유시민, 진중권, 김어준 등이 었고 10대 후반부터 20대 초중반 까지 그들이 만든 정치적 서사를 내면화 하면서 평생 가는 정치적 세계관 삼고 자신들 정체성의 일부로 삼은 듯 하다. 이 양반들이 만든 정치적 서사란 거칠게 요약하면, 한국의 문제는 친일파와 군부독재의 후예들이 만든 보수야당이 교활한 지역분열 및 호남차별 전략으로 인구가 많은 영남을 기반으로 정치적 헤게모니를 쥐고 거기에 한국 여론을 사실상 독점하는 조중동이 연합하여 한국을 지배하는 강고한 기득권 카르텔을 형성하였는데 이들이 한국사회의 모든 진보적 평화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이 일종의 사회악이라면 이들의 저항하는 정의의 세력이 있었으니 그들은 사회적 차별 받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지역기반에 수도권 거주 진보적 유권자들을 정치적 동맹으로 했기 때문에 항상 정치적으로 마이너리티 였으나 기적적으로 DJ가 집권을 간신히 하긴 했으나 여전히 보수 기득권 동맹에 포위당한 위태로운 상태였다는 것이었다. 보수 기득권 동맹을 깨뜨리기 위해 홀연히 등장한 절세의 영웅이 있었으니 바로 영남 출신 정치인 노무현 이었고 지속적으로 보수 기득권 세력이 만들어 놓은 사악한 지역감정에 도전한 결과를 인정받아 대선후보가 되었고 그 사이 집단적 공동체 경험인 2002년 한일 월드컵 길거리 응원과 90년대 십대 팬덤문화를 상징했던 H.O.T 팬클럽을 참조해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온라인 정치인 팬클럽 노사모 등의 현상 등을 겪은 후 양자대결에서 기득권 대표 선수를 극적으로 이김으로써 당시 노무현을 열렬히 지지한 20대들에게 정치적 성취감을 안겨주게 된다. 그리고 6년 후 다시 돌아온 기득권 세력의 탄압에 비극적 죽음을 맞음으로써 당시 30대가 된 현재의 40대들의 마음속에 거의 신화적 존재가 된다.
현재의 40대 중에는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그와 연결된 정치적 서사와 세계관을 이렇게 까지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않다 하더라도 당시 이 세대가 겪은 공통의 사회적 경험을 통해 대충 이런 세계관에서 나온 정서에 대해 매우 친숙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몰론 20년 전 강준만, 진중권, 유시민, 김어준 등이 만들어 놓은 정치적 서사와 세계관이 지금과는 잘 들어맞지도 않고 수명을 다한 것도 사실이지만 한번 만들어지고 한 세대가 집단으로 받아들인 세계관과 정체성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노년 세대들이 예전에 박근혜 에게 보인 일방적 지지와 현재 국힘에 갖고 있는 정치적 로열티가 그 세대가 젊었을 적 내면화 했던 정치적 서사가 이미 유통기한이 한참 지났다는 거랑 무관하게 계속 생명력을 발휘하듯이 말이다. 사실 나도 문재인 정권이 심판 받을 만 했다고 생각하고 국힘의 집권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국힘이 막상 선거에 이긴 걸 보면 생리적으로 불편하고 불쾌한 마음이 치솟는 것은 거의 무의식 정서 차원에 있는 부족적 정체성에서 나오는 본능적 감정 같다(흡사 지금은 욕하지만 어릴적 응원하던 팀이 대패했을 때 느끼는 감정?). 이렇게 40대 까지 그 이상 세대들은 이미 진영적 대결에 완전히 포획되어 빠져나오기 힘들어 보이지만 부디 30대 이하는 특정 정치적 서사에 묶여서 진영의 포로가 되지 말고 선거 때마다 자유롭게 스윙보터가 되어 잘못하는 정당을 심판하는 심판자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청원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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