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세계가 둘로 쪼개지는 흐름이 좀 더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금융과 인터넷. 원래 삼프로 가서 하려고 내용 준비했었는데, 몸이 안좋은 것 같아서 못갔습니다. 일단 금융만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제외를 시켰군요. 스위프트는 1973년 벨기에에 설치됐고 200개국 1.1만 기업이 사용하는 달러 결제 망입니다. 달러 패권을 지키는 중요한 인프라 중에 하나죠. 세계 어느 통화도 이렇게 넓은 결제망을 갖추고 있진 않습니다.
스위프트 제외가 쉽지 않았던 것은 러시아가 너무 큰 타격을 입을까봐 그런게 아니라, 본인들이 타격을 받을까봐 그런 거예요. 러시아에서 받을 돈을 못 받기 때문이죠. 러시아측에서 ‘불가항력’을 선언하면 돈 떼어 먹어도 되는 계약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미 스위프트에서 제외된 북한, 이란과 달리 러시아는 스위프트 이용 비중이 20%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돈 못 받을 사람도 많겠지요.
스위프트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도 부담입니다. 망사용의 신뢰를 잃으면 대체 수단을 확보하려 할 거니까요.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이후 스위프트 배제에 대한 위협을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중앙은행이 SPFS 국제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친러 성향의 유라시아 경제연합 국가들은 신규 고객사들와 거래 계약을 할 때 스위프트와 SPFS를 동시에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죠. 400개 정도 가입돼 있고 대부분 러시아 기업들입니다.
또 하나는 중국의 국제금융거래 결제 시스템, CIPS입니다. 중국 역시 스위프트에서 제외될 경우를 대비해 구축해놓은 거죠. 러시아는 중국의 중요 교역국으로 양국간 결제 통화를 위안화로 하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2020년 1분기 러-중 교역의 달러 비중은 46%로 2015년 90%에 비해 대폭 낮아졌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자국 통화 상호결제 협정을 체결했고, ‘스위프트 로부터의 러중협력 게이트웨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스위프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죠.
스위프트에서 제외가 된 선례가 생겼으니 앞으로 러시아와 거래하는 기업들은 스위프트 외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유인이 생겼습니다.
=================================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 비자, 마스터가 국제결제카드 시스템에서 러시아를 제외했습니다. 그러자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어로 세계라는 뜻인 미르 시스템, 국제결제카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현재 러시아 결제거래의 25%가 미르를 통해 이뤄지며 1억개의 미르카드가 발급돼 있습니다. 주요 고객은 공무원, 금융사, 연금수혜자, 공공기업 등입니다. 해외에서는 아르메니아, 조지아 등 친러 국가들에서만 사용됩니다. 앞으로 러시아와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미르카드를 검토해볼만 하겠지요.
디지털 루블도 있습니다. 2020년 러시아 중앙은행이 만들었고, 2021년 하반기에 발행이 됐습니다. 국제사회로부터 사용금지가 되긴 했는데, 스위프트 망이 끊길 경우에 대한 대비책 중 하나입니다.
외환보유고는 6300억 달러까지 확대했는데, 달러 비중은 16%->5% 낮추고. 유로화(29->32%), 위안화 (12->13%), 파운드(5.9->6.5%)로 확대했습니다.
==============================
스위프트 제외는 단기적으로 러시아에 타격을 줍니다. 물론 거래상대방도 타격을 입게 되게지요. 장기적으로는 러시아가 국제 결제 시스템을 확대하는 동력이 될 걸로 보입니다.
스위프트에 속해 있으면 러시아 돈의 흐름을 감시할 수 있었을 텐데, 이제 그렇게 될 수 없죠. 아예 러시아와 거래를 안하면 모르겠는데, 유럽은 러시아에서 최소한 천연가스라도 사와야 하는 입장입니다. 전시에는 몰라도 전시가 끝나면 스위프트 외 다른 결제 시스템을 요구할 수 있죠.
===========================
스위프트 제외가 잘못된 판단이라는 취지는 전혀 아니고요. 이로 인해 어떤 변화를 초래하게 될까 생각해봤습니다.
냉전 시대에는 글로벌 교역이 그렇게까지 활발하지 않아서 지구가 소련편, 미국편으로 쪼개져도 그냥 그렇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그리고 디지털화로 전 세계가 훨씬 더 촘촘하게 연결돼 있는 상황에서 과연 분리가 될 수 있을지.
근데 연결에 대한 신뢰가 점차 약해지고 분리가 되는 양상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권순우 페북)
'자료실 > 정치 잘 모르겠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귀동) 광주일고 (0) | 2022.03.07 |
---|---|
권석준) 강대국 청구서 (0) | 2022.03.01 |
김진우) 지정학의 귀환 (0) | 2022.02.26 |
정채진) 거대한 장기판 (0) | 2022.02.26 |
푸틴 입장에서 보는 돈바스 전쟁 (0) | 2022.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