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호 페북펌)
불편하실 수 있는 글. 죄송합니다.
작년 3Q에 한국 주식시장이 꺾였죠. 개인 투자자들은 몇달 시달리다가 4Q 즈음 미국장으로 많이들 넘어가시더라고요. 그때 느낌이 좀 쌔했는데..
왜 쌔했냐면, 넘어가는 근거가 미국장 불패론 때문이라 쌔했습니다. 투자에서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는게 승률이 높은데, 당시 대중의 분위기가 미국장 불패론으로 조성되어서 다같이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물론 미국장이 10년 주기로 보면 불패긴 합니다. 아주 과거가 아니라면요. 그런데 time frame을 5년으로만 줄여도 재미 없는 구간이 나옵니다. 더군다나 3년으로 줄이면 재미 없는 구간이 1회 이상 나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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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장이든 한국장이든 인덱스 ETF는 존버하면 손실 안 보십니다. 특히 급락 직후에는 통계적으로 NASDAQ 100과 KOSPI 200 index ETF 매수하시면 승률 좋습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지금 급락한 거 "index 상으로는" 다 회복 됩니다. 걱정 안하셔도 돼요.
문제는,
1. 회복되는 건 인덱스입니다. 개별주는 회복된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2. 이제부터 카나리아 한마리씩 보내듯 NASDAQ 100, KOSPI 200 ETF 조금씩 사 모으면서 시장 반등을 노리면 승률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기에는 투자할 수 있는 맷집과 현금이 필요합니다.
3. 만약 여러분이 작년 말에 미국장 불패론으로 접근하셨다면, 초기 의도와는 다르게 강제 장기투자가 됩니다. "시한이 있는 돈"으로 투자하셨다면, 마음고생하게 됩니다.
대략 이정도로 생각이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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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주식이나 시황 "중계" 방송은 아얘 안 듣는게 나은 것 같습니다. 저는 안듣습니다. 중계 방송은 시야를 단기로 좁히게 되고, 투자 성과에 악영향을 더 많이 줬습니다.
중계 방송을 듣는 것과 좋은 투자 성과를 내는 것은 무관합니다.
투자에 도움이 된다고 self-masquerading하는 중계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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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더, '지금의' 미국 시장은 Fed와 미국 재무부의 방향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소위 "Fed Watcher"를 주장하는 사람들 중 "학술적 측면"을 강조하는 분들의 말씀은 여러분이 학술가가 되려면 듣는 게 좋겠지만, 투자 성과를 높이는 데엔 도움이 안되실겁니다.
학술적인 개념을 투자와 연결시키는 것도 위험합니다.
경제는 학문이 아닌 현상이고, 경제학은 현상을 해석하는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은 '명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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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적으로 대단히 가치있고 novelty해서 비중 있게 다루는 정보라 할지라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전체 portion은 극히 미미해서 대세에 영향을 못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IOER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는 학술적으로 대단히 어렵긴 한데, IOER이 시장의 추세를 바꿀 요소는 결코 아닙니다. 정확히는 그 반대, 즉 IOER은 시장의 추세에 따라 바뀌는 요소일 뿐입니다. 따라서 몰라도 투자하는 데 지장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지엽적인' 이슈가 왜 그리 크게 언급될까요? 이런걸 뭔가 대단한 것 처럼 말하면 "speaker"가 뛰어나 보이니까요. 투자가 목적이라면 굳이 자세하게 알 필요가 없습니다.
투자의 관점에서는 IOER는 '원인'이 아닌 '현상'입니다. 시장의 추세에 따라 IOER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IOER은 하나의 예일 뿐, 다른 지엽적인 것들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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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매수를 고민한 경험 있는 분들, 다들 이런 말은 들으셨죠?
"집은 집을 사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라. 집 안사본 사람에게 조언 구하지 마라."
투자도 이와 같습니다.
"투자자는 성공적인 투자자에게 조언을 구해야 돈을 법니다."
Speaker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바라보세요. 성공적인 투자자는 직장을 다니지 않고 자기 사업을 하거나, 직장을 다니더라도 '꿈'을 이루기 위해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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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서는 자신만의 관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적인 투자자는 외롭다고 합니다. 대중과 시야가 다르기 때문이라 생각하고요.
좀 삐딱하게 해석하면, 대중적이 되는 걸 경계하기만 해도 투자에 도움이 된다 생각합니다.
이러다 시장이 또 귀신같이 반등할 수도 있지만, 장이 어찌 되든 자신만의 관점과 철학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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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서 무슨 말 하고 싶으시냐 물으실 수 있습니다.
결론 없는 글 쓰면 저도 중계방송과 똑같은 메시지를 드리는 거니까요.
첫째, 중계 방송은 그냥 안 듣는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공학적으로, 노이즈일 확률이 99%인 데이터는 아얘 안 받는게 낫습니다.
둘째, 손실을 각오하고 차주부터 NASDAQ 100 ETF, KOSPI 200 ETP 위주로 카나리아 한마리씩 보내듯 시장 상황을 보며 분할 매수하는게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1년 이상 묶어도 지장 없는 자금으로요.
개별주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인덱스로 접근하자는 겁니다.
인덱스는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수익을 가져다 주긴 쉽지 않습니다. 대신 이런 시기에 통계적으로 승률은 낮지 않습니다. 소고기 구워먹을 돈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러다 시장 반등하면, 그때 종목 갈아타도 되고요.
셋째, 이런 시기에는 개별주 공부를 더 빡세게 해야 합니다. 기회다 싶은 종목 후보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네요.
저는 인덱스로 접근하되, 개별주 공부하며 괜찮은게 보이면 갈아타자는 식으로 플랜을 잡았습니다.
투자는 전쟁입니다. 상장주식시장이 비대면이 대부분이라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이 시장은 말 그대로 전쟁터입니다. 각자도생이 기본입니다. 남이 내 재산 지켜주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여러분의 재산을 지켜드리지 못합니다. 그러니 자신만의 철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는 투자할 때 늘 '요플레 뚜껑론'을 생각합니다. 투자에서 요플레 뚜껑까지 햝아먹듯 저점과 고점을 잡으려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매도하는 건 남이 매수하겠다는 거고, 그건 남이 보기에 자산이 매력적이라는 의미죠. 반대로 제가 매수하겠다는 건 남이 매도하겠다는거고, 남이 보기에 먹을 게 없다고 보는 겁니다.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먹을게 없으면 매매가 성립할 수 없습니다. 즉 요플레 뚜껑까지 햝아먹으려 하면, 거래가 안됩니다.
저는 요플레 뚜껑 햝아먹듯 투자하는 걸 지양하고, 매도할 땐 매수자도 먹음직 스럽겠다는 생각이 들 때 팔고, 매수할 땐 매도자가 더 이상 먹을게 없어서 파는구나 생각이 들때 샀습니다. 남이 요플레 뚜껑 햝아먹으려는 걸 이용하자, 이게 제 철학입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요. 상대방이 요플레 뚜껑 햝아먹으려 할 때가 시장이 비효율적일 때라, 초과이익이 가능합니다. (물론 손실 확률도 커지고요 ^^)
지금 NASDAQ 100 ETF, KOSPI 200 ETP 둘 다 먹을게 없어 보이죠? 그래서 역설적으로 승산이 점점 높아지는 구간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근거 없이 말씀드리는 건 아니고, 이런 시기에 퀀트적으로 승산 높은 두 자산군이 NASDAQ 100, KOSPI 200이라 말씀드리는 거고요.
부동산은요? 할 말은 많은데 안그래도 글 길게 쓴다고 뭐라 하셔서 ㅠㅠ 다른 글로 쓰겠습니다.
이런저런 내용을 담다 보니 횡설수설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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