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진 페북 펌)
 
LG에너지솔루션
1.
이런 날은 기억을 위해 기록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
연기금은 오늘 코스피를 1조 2231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오늘 코스피를 1조 8478억원 순매수했다.
그런데 연기금은 LG에너지솔루션을 2조 1084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오늘 LG에너지솔루션을 3조 169억원 순매수했다.
시장과 엘에솔 매매 수치를 보면, 말도 안되게 비싼 가격에 이 주식을 사기 위해 다른 주식들을 싸게 파는 촌극을 벌인 셈이다.
2.
엘에솔을 여전히 81% 보유하고 있는 LG화학은 40조원대다. 지주회사나 물적분할에 대한 부정적인 환상을 지우고 경제적 실질만 생각하면 엘에솔을 이 시총에 사느니 LG화학을 사는 것이 훨씬 개이득이다.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다.
지주사가 실적이 양호하고 전망이 좋은 자회사를 매각할 때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서 팔기 때문에, 경제적 실질을 생각하면 자회사 가치는 할인이 아니라 할증을 해야하고 매각시 발생하는 세금을 생각하면 100% 가치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더블카운팅 이라는 웃기는 논리는 지수를 만들 때나 써먹는 것이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데는 1도 필요없다. 그냥 무턱대고 할인하는 애널리스트, 기관투자자의 관행과 높은 상속, 증여세가 빚어내는 대주주의 이해가 맞물려 발생하는 현상일 뿐이다.
3.
이에 더해 국내 기관은 보호예수를 걸면서 외국인은 보호예수를 안거는, 말도 안되는 비대칭성도 웃기다.
외국인은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룰루랄라 파는데 기관들은 벤치마크 오차 때문에 기계적으로 사는 건 촌극을 넘어 비극이다.
4.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매각은 경제적 실질을 생각하면 지극히 합리적인 행동이다. 시가총액과 이익수준을 보면 말이 안되는 수준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IPO 따상 신화와 무형자산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만 사고 있을 뿐 실질가치를 생각하는 내부자들은 안팔고는 못배기는 가격인 것이다.
카카오뱅크만 그럴까? 2020, 2021년에 상장되는 대형 IPO 중에 공모가가 실질가치를 하회한 한 것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하지 않을까?
5.
엘에솔 상장과 이를 둘러싼 제도적, 인식적인 왜곡은 2022년 무렵의 후진적인 상황을 대표하는 이벤트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정채진 페북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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