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혜섭님 페북 펌)

안전한 투자로서의 지주회사 투자 연구
1.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우리나라에서 지주회사의 디스카운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가총액 18위인 삼성물산만 하더라도 보유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등의 가치보다 60% 이상 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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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모두 어제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시총 57조 2,327억원 * 0.434 = 24조 8,390억원
삼성전자 시총 465조 461억원 * 0.05 = 23조 2,523억원
삼성생명 시총 13조 5,200억원 * 0.1934 = 2조 6,148억원
삼성에스디에스 시총 11조 8,388억원 * 0.1708 = 2조 221억원
삼성엔지니어링 시총 4조 7,726억원 * 0.0697 = 3,327억원
삼성중공업 시총 5조 512억원 *0.0011 =56억원
합계 : 53조 665억원
* 위는 상장사 지분가치만 계산한 것이고, 비상장사 지분가치, 건설·상사·패션·레저·식음료 등 삼성물산 본업의 가치는 더하지 않음
한편 어제(2022년 1월 13일) 기준 삼성물산 보통주 시총 21조 7,723억원으로 상장사 시총 53조 665억원의 41%에 불과하므로,
실제 디스카운트의 정도는 60%가 "충분히" 넘고도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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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삼성물산, LG, SK 등 시총 상위권의 지주회사뿐만 아니라, 내 포스팅에서 다룬 HDC, 하림지주, 매일홀딩스 등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2. 지주회사 vs 사업회사
다시 어제의 지주회사 HDC(012630)와 사업회사 HDC현대산업개발(294870) 이야기를 해 보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시총은 어제 기준 1조 3,577억원이었지만, HDC는 지분 40%를 곱한 5,431억원보다 낮은 5,251억원에 거래되었다.
그러나 광주에서 발생한 대형사고가 HDC현대산업개발의 엄청난 평판 손실로 다가왔을 때, 투자자 입장에서 안전한 건 지주회사인 HDC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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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지주회사인 HDC는,
(1) HDC현대EP, HDC랩스 등 다른 상장사도 보유하고 있고,
(2) 대부분 투자부동산으로 잡혀 있는 삼성동 본사 사옥(장부가치 2,468억원)과,
(3) 용산아이파크몰(장부가치 38억원)이나 HDC신라면세점(장부가치 289억원)이나 서울-춘천민자고속도로(장부가치 478억원)을 비롯한 다수의 비상장자회사가 있으며,
(4) 3분기 말 기준 1,773억원인 현금성자산(별도 기준), 2,646억원인 장기투자증권(별도 기준)도 가지고 있고,
(5) 자본총계가 1조 9,808억원(별도 기준)임에 반해, 부채는 2,448억원(별도 기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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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의 평판하락은 버핏의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투자와 비슷한 상황으로서 아직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지 책상머리에 앉은 나로서는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평판이 극도로 하락하여 가치가 아예 0이 된다고 하더라도 HDC는 충분히 기업으로서 영속성을 이어갈 수 있다.
일례로 유수홀딩스(000700)는 한진해운을 상실하였지만, 연결재무제표상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의 합이 약 1,800억원 수준에 달하며, 1,445억원 상당의 투자부동산도 보유하고 있다. 어제 기준 시가총액도 1,562억원에 달한다.
HDC는 HDC현대산업개발 외에도 유수홀딩스와 비교해 우량자산을 훨씬 많이 가지고 있으므로, 심지어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예 없다고 가정해도 현재의 시가총액 자체로 저평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3. 결어 - 나의 의문
그렇다면 도대체 왜 더 안전한 투자인 지주회사 투자가 더 위험한 투자인 사업회사 투자에 비해 심각한 수준의 디스카운트를 받아야 하는 것일까? 내가 투자자로서 수년째 품고 있는 연구과제다.
그리고 안전이야말로 가치투자자 추구해야 할 최우선 가치가 아닌가?
* 당연히 매수, 매도의 추천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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