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us Chun - 무형자산 유형자산)

 


'트레이더'가 꿈인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돈을 버는 방법은 정해져있는데, 그들에게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다. 또한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 인생에 중대한 꿈이 있는 모든 사람과도 함께 생각해보고 싶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트레이더 지망생들은 굉장히 많은 연구를 하고 있었다. 트레이딩의 묘리가 매우 어렵고 현묘한 것으로 여겨지니, 그들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정보들을 모두 보고 줏어들을 수 있는 모든 전략을 살펴보는 것일테다. 트레이딩은 깡다구가 쎄고 머리가 좋은 사람들에게 호승심을 일으키는 업무여서 매우 매혹적일 터. 그러니 머리를 많이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지런하기도 하다. 머리가 비상하거나 심지어 의사 등 전문직인 사람들이 그래서 트레이딩에 쉽게 빠져들기도 한다. 온갖 정보를 읽고 흥미를 즐기며 업과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이런 조언을 들어봤을 것이다. '돈 버는 방법은 간단하다', '간단하게 생각해라'. 흔한 얘기다.
맞다. 그러나, 모든 진리가 간단하지만 어려운 법이니 이런 이야기가 와닿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정확히 말하면 '돈이 되는 행동을 하라' '돈이 되는 것이 검증되는 행동에 집중해라' '돈이 되는 것을 찾아낸 후 반복해라' '반복 가능할 정도로 간단하게 만들고 찌꺼기에 대한 연구는 뒷날로 미뤄라'는 이야기다.
초반에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시장의 특성들을 입체적으로 살펴봐야만, 무용지물인 지표들과 그나마 의미가 있는 지표들을 구별할 수 있고, 또 주변에서의 허황된 조언들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모든 것에서 눈을 떼기는 쉽지가 않다. 간단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아주 많은 훈련이 필요한 일이다. 골프 스윙을 하는 사람한테 무작정 힘을 빼라고 해서 공이 잘 맞는 것은 아니다. 근육이 붙고, 근육 기억이 붙고, 신경이 발달해가면서 진정 힘을 빼도 힘이 느껴지는 경지 뭐 이런 것에 다다르게 된다. 그러니 단계가 있을 테다.
하지만 '돈을 버는' 강을 건넌 트레이더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생각이 너무 많고, 반대로 집중력이 너무 낮다. 모든 노력은 기본적으로 결과값을 향해 있어야 한다. 머신러닝에서는 트레이닝 데이터의 레이블 이라는 것이 있는데 개를 보고 '개다' 라고 알려줘야 AI가 개를 분간하기 위한 미세조정들을 일으키고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기본 원리이다. 당근인 셈이다. 사람도 물론 마찬가지다. 이를 어렵게 말하면 목표함수라고 할 수 있다. 학습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지는 지를 측정해야 한다. 그리고 나름의 최적화라거나 학습을 통해서 점차 점수가 높아지도록 노력이 가능해야 한다. 농구나 골프에서 공이 날라가는 방향을 끝까지 확인하는 이유는 그를 통해 방금 내 행동을 미세조정하기 위해서다. 내가 목표하는 어떤 결과값과, 그에 대한 점수판이 있어야만 실력의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의 행동을 보면 그 반대다. '돈이 되는 행동을 하라'는 조언과 반대로, 돈이 될지 안 될지 절대로 확인도 할 수 없고 확인할 일도 없는 행동들을 많이 한다. 골프 티비를 보면서 허공에 스윙 연습만 죽어라 하는 식이다. 하루종일 골프 장비 기사만 읽는 식이다. 트레이딩을 하기로 했으면, 수전노가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로지 '수익'이라는 목표를 향해서만 실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쿵 저러쿵 15가지 아이디어를 섞은 다음에 좀 부족해 보이니까 저러쿵 이러쿵한 아름다운 관념을 더 섞어서 투자를 해본다. 결과를 본 다음에 내 아이디어들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판단하지 않고 또 새로운 정보들을 파헤치고 새로운 지표를 보고 새로운 블로그를 읽는다. 그러다 보면 대부분의 행동은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보장이 전혀 없는 것들이다. 시간은 어마어마하게 투입되고 있다. 시간만 쓴다면 다행이지만 결국 돈도 쓰고 건강이나 관계도 탕진한다.
하루 일과 중에 예컨대 차트를 200장 보고 있다손 치면, 제일 먼저 해야할 질문은 '이 차트를 보면 돈이 되나? 수익에 직결되나? 그렇다는 근거가 있나? 나는 그걸 어떻게 확인하지?'이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겠고 눈 앞이 캄캄하다면 차트 패턴이라도 눈에 익혀야 마음이 편한 점은 이해한다. 그렇다고 '돈도 안되는 거 같은데 난 차트 안 볼래'라며 시도 해보기도 전에 다 닫아버리는 것도 문제지 않은가. 하지만 어느 정도 공부를 했다손 치면, '이게 정말 냉정하게 돈이 되는가'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십여년 전에 고시원에 살면서 오실레이터들만 하루종일 보던 사람이 있었다. 그게 어떻게 돈이 되냐고 묻자 '매우 복잡하다'며 이때와 이때는 다르고 저때와 저때는 다르다며 아주 복잡한 이론을 이야기해줬다. 그때는 그 분이 똑똑해보이다 못해 초인처럼 보여서 그냥 듣고만 있었는데, 지금와 생각해보니 평생 돈을 못 버신 분이고 그 이후로도 영원히 벌지 못하셨다. 동전 던지기와 별 다를 바 없는 오실레이터 이론으로 아주 현란한 설명과 방송은 가능했는지 모르겠지만, 영영 수익으로 연결되는 학습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게 수익으로 이어지는가' 단 하나의 솔직한 질문이면 충분했을 것이다. 희망사항 말고 진짜 수익 말이다. 수익으로 검증되기 힘든 모든 방법론은 희망사항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온갖 취미로 시간을 보내면서 그것이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답은 간단하다고 했지 발견이 쉽다고는 안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차트를 분석해서 수익의 근원을 분명하게 발견하기는 어려워서 거의 불가능하다. 우연찮게 요즘 잘 맞는 패턴은 찾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검증을 할 툴도 능력도 부족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에 답은 간단하다. 돈을 벌고 싶으면 트레이딩 공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제서야 '사실 돈이 벌고 싶은게 아니라 재밌잖아, 흥미롭잖아, 취미 생활이라고, 트레이딩으로 부자가 되면 멋져보이잖아' 같은 다른 목표함수들이 나온다. 애초에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었다면, 돈이 벌리지 않을 것이다. 그 치밀한 미세조정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일이 없으니까 말이다. 
취미 트레이딩이라는 것은 믿지 않는다. 수영을 한다는 건 물에 뜨고 물 위에서 움직이기 위함이다. 취미로 가라 앉는다거나 물을 먹는다는 것은 극히 변태적이고 솔직하지 못한 말이다. 그러려면 무릎 까지 오는 온천에서 발만 퐁당 퐁당 담그는 취미를 찾으면 몹시 만족할 수 있다. 왜 굳이 인생을 건 목표로 포장시켜야 하느냔 것이다 (정말 작은 돈으로 노름 삼아 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괜찮다). 투자를 해서 이겨서 돈을 버는 것이 트레이딩이라면, 그렇지 않은 모든 것은 소비다. 소비를 하는 행위 중에 트레이딩이 가장 비싸지 않은가.
결론은 허구한날 듣는 이야기다.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그 목표가 조금씩이라도 달성되도록 학습의 방향을 정하고 그 외의 것은 다 집어치워라. 스스로 목표를 속이면 허송세월이 100% 보장 되어 있다. 애초에 목표가 허송세월인 셈이니까. 트레이더 지망생의 99%는 목표에 집중하지 못한다. 공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근본적으로 산만하다. 겸손해보이기 위해서 목표를 속이고 있다. 목표는 단 하나 밖에 없다. 당장 돈이 되는 방법을 발견해서 돈을 버는 것이다. 집중하면 그나마 정답에 매일 매일 가까워질 수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이유, 내가 하루에 사용하는 모든 시간들의 이유 역시 내 사업에 집중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반성을 하면서이다. 내가 사업적으로 하는 많은 행동이 과연 돈을 벌기 위함이라는 사업의 핵심 목표에 절대적으로 맞닿아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허송세월일 것이다. 나머지 모든 것은 사치다. 위대한 사업가들은 나에게 똑같이 말해줬을 것이다. 산만하진 않느냐고. 목표를 향한 행동들이 맞느냐고. 트레이더였던 내가 사업가인 나에게 내리는 호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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