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두개의 탑
2020. 11. 21. 15:58
본 글은 블로그 공개글이니 유출신고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현재의 시장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역사상 이처럼 복잡한 시장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있어서
어지간한 수준으로 시장을 이해해서는
시장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고 해결책을 내놓기도 어렵습니다.
이것이 참 웃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전망하기는 쉽습니다.
사실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 시장가격이 어찌 움직일지를 전망하기위해서
공부를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가격은 그냥 오르고 있으며
가격 상승을 막아낼 요소조차도 보이지 않고 있죠.
이해하기는 어려운데 전망하기는 참 쉬운, 웃긴시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되어버린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야 시장가격을 알정시킬만한 포인트를 잡아낼수가 있는것이죠.
시장가격의 추세는 공급량의 누적에 의해 발생한다는
공급의 중요성은 이제 누구나 다 알고 계십니다.
지금처럼 복잡한 시장에서도 공급은 여전히 중요하고
오히려 시장이 복잡하게 흘러갈수록 그 기반이 되는 공급은 더 중요합니다.
이 공급이란 부분은 부동산 시장에 우뚝 서있는 거대한 하나의 탑으로
이에 대한 중요성은 이미 증명이 끝난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에 새롭게 세워진 하나의 탑이 더 있습니다.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조금 드리려 합니다.
올해초 전망에서 올해가 끝날때 쯤이면
수도권이 문제가 아니라 전국이 모두 상승장으로 접어드는 것을 보게 될것이라 말씀을 드렸습니다.
수도권은 원래 오를 시기에 오르는 것이니
사실은 크게 문제가 될것은 없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내리면 그 안에서 많은 분들이 기뻐하고 슬퍼하시겠지만
원래 가격이란 그런것입니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기는 상승기가 필요하기에 오는 것이고
하락기 또한 하락기가 필요하기에 오는 것 뿐입니다.
개인들의 기쁨과 슬픔을 차치하고 보자면 다 제 역할이 있습니다.
문제는 지방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공급량의 누적에 의해서 추세가 결정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럼 지방의 공급량의 누적이 부족할까요?
대답하기가 참 어렵죠.
이것이 대답하기 어려운 이유는 공급이라는 것이 단순한 절대값이 아니라
유효공급이라는 개념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공급과 수요를 보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주택보급률입니다.
하지만 이 주택보급률에는 사람이 살수 없는 수준의 집이나 누구나 꺼리는 집
예를들자면 지붕이 없거나 창틀이 없거나 물이 찰랑찰랑한 반지하 빌라까지 모두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집이라면 누구라도 살기가 싫어지겠죠.
공급중에서이처럼 사람들이 살기 싫어하는 집을 제외하고 사람들이 살기를 원하는 집을 유효공급이라고 합니다.
수도권은 대략 100프로 정도 지방의 경우는 대략 110프로 정도의 주택보급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처럼 유효주택이라는 개념으로 접근을 해보면
사람들이 살고싶어할만한 주택의 숫자는 많이 줄어듭니다.
주택보급률이 100프로 수준인 수도권
특히 100프로가 되지 않는 서울의 경우는 유효주택을 기준으로 잡으면
주택의 공급이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것은 그냥 절대치 자체가 부족한 것이죠.
반면에 지방은 어떨까요?
지방의 경우는 주택보급률이 110프로에 가까운데 그럼에도 유효주택이 부족할까요?
눈치가 빠르신분은 여기서 한가지 사실을 깨으셨을 겁니다.
그것은 이 유효주택이라는 것의 개념이 몹시도 자의적이라는 것이죠.
35년차 이상은 유효주택이 아니야,
또는 지하빌라는 유효주택이 아니야, 이렇게 기준을 딱 정할수 있으면 참 편할텐데
이 유효주택의 기준은 그처럼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것이라서 모두 생각이 다르고 막연합니다.
최근의 주거조사를 살펴보면 신혼부부의 70-80프로가 아파트에서
새살림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자가,전세,월세등 점유유형은 모두 다르지만
어떤 유형으로 점유를하던 시작은 아파트에서 한다는 것이죠.
이걸 살펴보면 신혼부부에게 유효주택이란 일단 아파트라고 추측을 할수 있죠.
제가 부동산 일은 시작하던 15년전만해도
신혼부부는 반지하빌라에서 시작을 하는 일이 흔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신혼부부중 반지하빌라에서 시작한다는 말을 들어본 경험이 없는듯하네요.
그만큼 시대가 바뀐것이죠.
사실 신혼부부는 연령별 세대중에서도 가장 처음 시작하는 세대이기에
자본력이 가장 취약한 계층에 속합니다.
이처럼 자본력이 가장 취약한 계층 조차도 유효주택의 기준이 아파트로 올라와 있으니
그보다 더 자본력이 좋은 기성세대의 경우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이 아파트를 원하고 있을 겁니다.
그럼 요즘의 신혼부부들은 과거의 신혼부부들보다
경제관념이 없고 돈 소중한 줄도 모르고 미래를 위해 일할줄도 몰라서
빌라가 아닌 아파트에서 새살림을 시작하는 걸까요?
사실은 아닙니다.
제가 있던 인천의 구도심 기준으로
과거 15년전에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던 빌라들의 한달 월세는 50-6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한달에 50-60만원선이면 일년이면 600-700만원 수준으로
현재 신혼부분들이 이용하는 전세자금대출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대략 2-3억대 수준이 될겁니다.
즉 한달에 주거에 소비하는 비용은 똑같이 50-60인데
그떄는 그 돈으로 빌라를 얻을수 있었다면
지금은 2-3억대 아파트 전세를 얻을수가 있는 것이죠.
요즘 젊은 신혼부부가 아니더라도 어느 누구에게 물어봐도
같은 돈을 지불한다면 빌라월세보다는 아파트 전세로 들어가지 않을까요?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데,
주거비용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최근의 몇년간은 역사상 유래가 없을정도로
낮은 실거주비용으로 주거가 해결되는 주거안정의 황금기였습니다.
물론 집을 사려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겠죠.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요?
이 부분이 바로 저금리와 전세자금대출로 설명되는 유동성의 결과입니다.
부동산에서 중요한것은 유효공급인데,
절대적 공급량도 부족한 상태에서
저금리의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빌라등이 유효공급에서 제외되면서 극심한 공급부족,
정확히 말하자면 극심한 아파트의 공급부족을 느끼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죠.
수도권의 경우는 절대적 공급부족이 맞습니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는 절대적 공급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저금리의 유동성으로 인해 유효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죠.
지금 이 말을 들으신다면 느끼셔야 합니다.
아... 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다는 것이 정말로 어려운 일이구나...라고 말이죠.
사실 어떤면에서 정부의 말이 맞습니다.
지금 수도권 상황에서 공급을 던져준다고해서 쉽사리 시장이 안정되기는 힘들겁니다.
절대공급을 채워준다해도 그 뒤에 유효공급이라는 난제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죠.
자 그래도 이유를 알았으니 해답을 찾아봅시다.
위에서 보셨듯이 유효공급이란 자의적이며
그 자의적인 유효공급의 기준이 계속 상향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거주비용에서만 보자면
낮은 주거비용으로는 역대급의 주거안정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급부족과 과잉유동성이라는 두개의 탑을 동시에 허물지 않는이상
부동산 가격안정을 이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또한가지,
이 현상은 매우 극히 위험합니다.
거듭말하지만 현재 유효공급량을 줄인 것은 과잉유동성
구체적으로말해서 저금리의 대출입니다.
금리는 비율로 움직이는 것이기에
저금리일수록 금리의 변화가 시장에 주는 충격은 매우 강합니다.
전에도 설명했지만
금리인상을 한다해도 어차피 저금리여서 금리리스크가 없다고 말을 하는 분들은
그냥 바보입니다.
부동산은 맥시멈레버리지를 이용하는 투자종목이기에
금리가 2%에서 3%로 50프로가 오른다는 말은
대출이자도 마찬가지로 50프로가 오른다는 말과 같습니다.
또한 지금처럼 전세자금대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시장에서 이 말은
즉 실거주비용이 50프로가 증가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쉽게 말해서 모든 주택시장의 월세가 50프로 오른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것입니다.
이걸 사람들이 감당할수 있을까요?
60만원 월세였던 분이 90만원이 되고
80만원 월세였던 분이 120만원이 된다면
150만원 월세였던분이 225만원이 된다면 어떠신가요?
감당할수 있으시겠어요?
감당할수없다면 전세자금대출을 줄여려할것이고
전세자금대출이 줄어드는 쾌적한 환경이 아니라서 선택에 넣지 않았던 주택까지 고려를하면서
순식간에 유효주택이 증가하는 상황이 펼쳐질것이며
이는 주택가격을 매우 크게 위협하는 요인이 되어서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것입니다.
이 저금리가 상승장에서는 더할나위없는 아군으로 느껴지실테지만,
급리상승기가 온다면 사우론의 눈같은 무서운 적으로 느끼게 되실겁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지금 당장은 아니고 아직 시간이 있다는 것이겠죠.
미래를 위해서도 어느정도의 가격안정은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저금리의 전세자금대출에 의존하여서
유효주택을 줄이며 신축아파트를 필두로 위에서 아래로의 가격상승이 발생하는 것은
훗날의 금리변동을 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대비책을 세워야하는 것이죠.
이쯤되면 단순히 부동산가격이 오른다 떨어진다의 의미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우선 절대치가 부족한 수도권은 공급량을 늘려야 합니다.
수도권은 절대값이 부족하기에
며칠전 호텔등등의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서울로 한정해 본다면 욕을 먹을만한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주택보급률 절대치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어떤형태로든 우선은 절대치부터 채워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물론 방3개달린 아파트면 더욱 좋겠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고 시간도 오래걸리니 일단은 어떤 종류라도 공급을 하겠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물론....가격 상승을 막는 역할은 못합니다.
단지 국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죠.
그래도 정부가 국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를 한다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일입니다.
수도권까찌 시야를 넓혀보면 가격안정을 위한다면 방3개짜리 아파트를 공급해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그렇다해도
유동성으로 인한 유효공급이 줄어드는 효과로 인해 가격안정을 이루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거안정을 위해서,
그리고 기타 다른 정책이 먹혀들기 위해서는 우선 절대공급량은 맞춰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조차도 안되어 있다면 그때는 속수무책입니다.
그 뒤의 문제는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을 모델링하며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공급량이 어느 정도 나온다해도
저금리의 전세자금대출이 막대한 양으로 풀리면서
입주물량이 끝나자마자 전세가격이 치고 올라가고
그 전세가격이 매가를 밀어올리는 시장이 펼쳐지고 있는것을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세자금대출에 원리금균등상환을 넣자는 말씀을 드린것인데
그게 어렵다면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조금 올려두는 것도 괜찮습니다.
정 반대로 매매대출을 막고 전세자금대출을 풀고 있는데,
원래는 그게 아니라 매매대출을 풀고 전세자금대출을 조여야
부동산 가격이 안정이 됩니다.
전의 글에서 말씀을 드렸지만, 부동산 가격의 하락기란
외계인의 눈으로 보자면,
가격을 보지 않고 그냥 시장 전체를 보는 외계인을 소환시켜서 도표를 보여주면
매가와 전세가격이 동조화되는 시기로 보여질것입니다.
우리야 가격에 먼저 눈이 가니 매가가 떨어지는 시기로 보일테지만 말이죠.
즉 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어느 정도 나와준 이후에
그 격차가 매가가 전세가로 따라붙으면서 해소되는 시기가 하락기인데,
지금처럼 매가는 대출이 어렵고 전세가는 대출이 나와주게 되면
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발생하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가격상승은 막아줘야 되기에 굳이 매가에 대출을 넣어주기가 싫다면
전세가의 대출이라도 어떠한 형태로라도 제한은 걸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한도를 낮추거나 또는 원리금균등상환을 넣거나
그게 아니면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라도 올리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그러면서도 꾸준히 수도권의 공급량은 넣어줘야 겠죠.
이처럼 자율적으로 조이지 않는다면
나중에 전세계적으로 금리인상이 시작될때 리스크가 너무 커지며
한편으로는 공급량의 절대치도 너무 높아져서
지방의 경우는 하락기에 하락폭이 꽤 심하게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택보급률이 낮은 곳에서는 금리인상으로 인한 리스크가 적은데
반면에 주택보급률이 높은 곳은 유효주택으로 포함될만한 주택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에
하락기의 리스크가 더 커지게 되죠.
최근 정책이나 정부기조를 보면서도 참 안타까운것이
원래 정부정책을 꽤나 비판하던 사람이었지만
이렇게되고보니 어느 하나 쉬운 방법이라 할만한게 없어서
참 고민이 많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이 정부의 어려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어려움으로 연결이 되니 더 문제가 되겠죠.
그래서 일단은 현재상황에 대한 설명을 드려봅니다.
이웃님들도 일단 어떤 상황인지는 알고 계셔야 대처가 가능할것이기 때문입니다.
공급량 증가와 전세자금대출에 규제에 대한 특단의 대책없이는 아마도 많이 힘들겁니다.
지금처럼 전세가와 매가의 격자가 없는 시기에 지속적인 하락을 만들어 내려면
필수조건이 전세가의 하락이 나와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매가가 찔끔 몇달 하락하다가 다시 큰폭으로 상승해 버립니다.
하지만 입주물량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전세가의 하락을 만들어 낼 방법은 정공법으로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금리인상이나 전세자금대출 유동성 제한을 통한 유효공급량 증가가 그나마
단기간에 효과를 볼수있는 유효한 방법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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