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처럼 페북에 올리던 준슐랭에 대한 페친들의 호응이 예상 외로 좋아서 연말에 정리를 해봤습니다. 미슐랭처럼 스타, 플레이트, 빕구르망으로 나눠봤는데 금년에는 쓰리스타가 없네요. 이건 리스트업 기준이 금년과 작년에 방문했던 식당 한정이기 때문에 그래요. 이런 기준이 왜 있냐 하면 블루리본 평가를 보고 방문한 식당에서 실망한 경험 때문이에요. 식당은 끊임 없이 변하는데 과거의 경험만으로 평가하는건 아닌 것 같아서요. 가정이지만 최근 2년 동안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면 벽제갈비나 스시 마츠모토같은 곳들은 아마 쓰리스타를 받았을거에요. 제 인생 식당들이거든요.
식당 평가에 대한 기준을 말씀 드릴게요. 최근 2년 내 방문 기준은 앞에서 말씀드렸고, 투/원스타와 플레이트/빕구르망을 가르는 기준은 맛에 대한 절대적인 만족도에요. 실제 방문할 식당을 고르는 기준 중 하나인 가성비가 아무리 좋더라도 절대적인 맛의 기준을 통과해야 별을 줬다는 얘기에요. 투스타와 원스타의 구분은 극히 개인적인데 ‘방금 식사를 해서 배가 부른 상태라도 식사할 기회가 생긴다면 한끼를 더 먹을 것인가’로 구분했어요. 배가 꽉 차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 그게 최고잖아요. 플레이트와 빕구르망의 구분은 미슐랭과 마찬가지로 가격이에요. 미슐랭은 40유로라고 하던데 저는 ‘그 집에서 식사 중심으로 시킬지, 요리 중심으로 시킬지’로 구분했어요. 예를 들면 제가 대가방과 화상손만두에서 느끼는 만족은 크게 차이나지 않아요. 하지만 대가방에서는 일단 탕수육, 깐풍기를 주문하지만 화상손만두에서는 군만두부터 시키게 되잖아요. 그런 차이가 플레이트와 빕구르망을 나눈 기준이에요. 투스타와 원스타 비교에서는 투스타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거지만 플레이트와 빕구르망은 동급으로 보시면 돼요.
그리고 이 리스트에는 개인적인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어요. 예를 들면 미슐랭 서울에서 초강세인 퓨전들, 이걸 어떤 식당에서는 컨템포러리로, 어떤 식당에서는 이노베이티브라 포장하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지만 저는 클래식한 음식을 내놓는 식당들이 좋아요. 아무리 평가가 좋아도 퓨전식당을 방문하고 만족한 경험이 거의 없거든요. 리스트 정리하고 보니 퓨전으로 볼 수 있는 식당은 딱 한 곳이네요.
2021년 기준이니 올해의 식당도 선정해야겠죠? 제가 금년에 가장 만족했던 식당은 동왕산낙지전문점, 춘미향 두 곳이에요. 두 곳 모두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입에 군침이 도네요. 그리고 폐업하지 않았다면 너끈히 별을 받았을 플로리다반점과 산하가 어디서라도 다시 오픈하기를 기원합니다.